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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음속에 촛불을 켜야 할 때이다

누더기 같았던 조장관, 순례자가 되어 떠나다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10월 16일
ⓒ e-전라매일
결국 조국법무부장관은 물러났다. 집무35일을 마치며 퇴임 소회를 당당히 밝혔다. 물러갈 만한 심각한 사유도 있고 오래 준비한 검찰개혁의 불을 지폈으니 짧은 기간이지만 불쏘시개 역할을 다 했다하며, 이제 가족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도움이 되는 가장으로 그리고 시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조장관과 얽힌, 그동안의 수백만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은 어떠한가.
이번 촛불의 물결은 왜곡된 권력집단이 된 검찰의 문제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끌어냈고 그 개혁에 속도를 내게 했으니 진정한 목적은 달성했다. 또한 얼룩진 이미지로 겨우 임명된 그에게 개혁의 순례자같은 명예까지 부여하지 않았는가. 그에게 한줄기 희망을 준 만큼이나 문정부의 지지율은 뚜렷히 하락했다.
대통령 탄핵도 만들어냈던 촛불의 힘은 무엇인가. 이시대 이나라의 촛불은 무엇인가 생각해본다.
어린시절 우리가 감동했던 한스 안데르센의 ‘성냥팔이소녀’가 켠 성냥불은 춥고 어두운 세상과 천국과의 접점이라 할수 있다. 청소년시절 모두의 애창시인 신석정시인의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에서의 촛불은 생동감과 멈춤, 낮의 일상과 결별의 접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거리의 촛불의 접점은 무엇인가.
촛불은 진정성을 밝히려는 작은 빛이고 변화를 두드리는 문(접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러한 한줄기 빛과 두드림이 나라를 울리고 결국 국민의 소망을 이루려는 것이다. 물방울이 모여 큰 강물을 이루듯 하나의 촛불이 모여 큰 촛불파도를 만들고 촛불의 장엄한 강을 이루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촛불에는 갑오년 죽창과도 같은 비장함이 흐른다.
촛불은 이러한 혁명의 역사에서 힘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번 거리 촛불은 개혁을 위한 그 역할을 충분히 했다. 검찰개혁의 상징이었던 조국교수(청와대민정수석)가 동력을 잃어갈 때 일 할 수 있도록 그 자리를 주고 힘을 실었다. 더하여, 불쏘시개(희생의 표현)같은 역할을 하고 떠나는 그에게 순례의 길을 마친 순례자처럼 평범한 시민으로 복귀토록 해준 것이다. 연일 찬반의 양론속에 많은 국민은 이 흐름을 반대하고 분노하고 있다. 이제는 거리의 촛불을 멈추어야 한다.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
인제야 저 숲 너머 하늘에 작은 별이 하나 나오지 않았습니까? (신석정, 촛불)
시인의 촛불은 짙은 어둠을 위해 남겨 두어야 할 희망의 심상이다. 촛불을 아껴야 한다. 순례를 마친 사람은 앞으로 얼마간 힘겨운 시름의 주름살들 그대로 안고 가족들과 함께 보내야 한다. 누구나 촛불에게 감사는 하되 촛불에 더이상 기대서는 안된다.
이제 모두가 마음속에 촛불을 켜야 한다. 촛불을 들었던 국민에게는 감사하면서 검찰개혁의 완성을 기대하며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고 통합과 통일을 소원하며 마음속 촛불을 간직해야 한다. 이제 마음속에 촛불을 켜야 할 때이다.
촛불과 촛불을 든 민중들을 위한 시적인 표현을 해보며 마무리한다.

그는 언제나 걸었다.
촛불하나 켜들고 이름있는 거리들을 격파해 나갔다.
빵으로 유혹하는 독재를 그토록 싫어하더니
이제는 정의와 자유를 표방하는 위선에 분노한다.
촛불이 찾는건 영혼의 깊은 곳 호수같은 양심이다.
서로가 비추이며 함께 걷는 것이다.
촛불이 찾는건 파도 같이 밀리는 탄식들에
물결치는 울컥 빛나는 진정성의 배이다.

/한봉수
본지 독자권익위원
전 서울시갈등관리심의위원
전 동북일보 논설위원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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