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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출신 민주 인사들의 모임 ‘전민동’ 김영일 회장


박찬복 기자 / 입력 : 2019년 12월 05일
ⓒ e-전라매일
전민동은 1984년 출범 이후, 민주의식을 바탕으로 고향인 전북민주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했다. 회원들 상호 간 친목을 도모하고 정보를 교류했다. 민주화운동과정에서 수배나 옥고를 겪는 회원들을 적극 지원했다. 전민동은 오늘날에도 매월 첫째 주 수요일에 정기적으로 월례모임을 갖는다. 매월 월례 모임에서는 시대적 현안이나 과제들을 숙고해서 발제자를 초청, 주제발표를 듣고 질의응답과 토론도 병행한다. 2019년은 전북민주동우회 창립 35주년이다. /편집자 주

전북 출신 민주 인사들의 모임인 ‘전북민주동우회’. 약칭은 ‘전민동’이다.
전민동은 5·18광주민주항쟁을 겪고 난 직후인 1982년 10월, 창립을 위한 단초가 마련됐다. 동아투위, 즉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의 모임 뒤풀이 자리에서 창립 논의가 이루어졌다.
박정희의 유신통치 전후부터 전북 출신의 민주인사들과 학생운동가들은 서로 교류했다. 그러던 중 1983년 종로 한일관에서 30여 명의 전북인이 준비모임을 가졌다.
이듬해인 1984년 5월 12일, 한승헌 변호사(현 전북민주동우회 고문), 이은영 회원 등 100여 명이 혜화동 진아춘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정동익(현 전북민주동우회 고문, 사월혁명회 상임대표) 씨를 회장으로 선출했다. 총무는 소병훈 회원(현 국회의원)을 선임했다. 이렇게 해서 전북민주동우회가 출범했다.

ⓒ e-전라매일
● 전민동 제18대 회장
부안 출신 ‘김영일 씨’

현 18대 회장은 김영일 씨다. 16대부터 3대째 연임하고 있다.
부안군 부안읍 출신인 김영일 회장은 전북대를 졸업한 뒤, 언론 개혁활동과 문화운동에도 동참했다.
2002년엔 5·18기념재단이 주관하는 문예공모전에 응모해 ‘무등산 산행 및 5·18묘역 참배기’로 입선했다.
그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문예공모전에서도 입선한 바 있다.
김영일 회장의 호는 무념(無念)이다. 무념이라는 호는 육조단경에서 따왔다고 한다.
“지혜로 관찰하여 안팎을 맑게 뚫어 본심을 절로 안다면 마음이 해탈하고 그것이 바로 반야지혜 삼매이고 곧 무념이다. 일체의 현상을 보는데 마음이 물들지 않으면 무념이다.”

ⓒ e-전라매일
● 11월 27일 진갑 기념
출판기념회 열어

김영일 회장은 올해 진갑을 맞았다. 지난 11월 27일 서울시 종로 2가에 있는 문화공간 ‘온’에서 진갑 기념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그날 출판기념회에서 김영일 회장이 내놓은 저서는 4권이다.
첫 번째는 산문집 ‘무념산고’다. 이 저서는 진갑을 지나 펴낸 산문집으로 주로 불교잡지 ‘설법’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 동안 게재한 글과 전민동 회장으로서 회원들에게 소식지를 제작해 보낼 때 쓴 인사말이다.
이 저서엔 주로 우리 현실의 고통과 질곡에서 벗어나려는 분노 어린 마음이 담겨 있다.
두 번째 저서는 서필집 ‘필운’이다. 이 책엔 그간 써 온 붓글씨 등이 담겨 있다.
김영일 회장이 붓을 만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라고 한다. 1968년인데, 그 시절엔 학식이 있는 분들이 마을에 서당을 차려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랬던 시절에 김영일 회장은 서당에서 천자문, 소학 등을 익혔고, 붓글씨도 배웠다.
1990년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서예를 본격적으로 배웠고, 2008년 서울에서 유명 서예가의 지도도 받았다.
이 무렵 한·중·일 서예전에 출품도 했고, 종로에서 열린 서예전에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렇게 걸어온 서예인생에서 써 두었던 작품을 서필집 ‘필운’에 담았다.
ⓒ e-전라매일
세 번째 저서는 한시집 ‘미음의 향로(微吟의 向路)’다. 이 한시집의 서문은 이렇다.
‘산이 깊어 물이 흐르듯, 숲이 짙어 청량한 바람 불어오듯, 한숨이 깊어 눈물이 나오듯, 흥이 넘쳐 노래가 나오듯, 몇 점의 여력으로 쓴 한시다. 소통의 의미에 다가설지 모르지만’
김영일 회장은 이 한시집의 서문을 지난 9월 19일 썼다.
김영일 회장이 지난 11월 27일 출판기념회에서 소개한 시집 ‘들길로 돌아가신 어머니’는 지난 20여 년 동안 틈틈이 써놓았던 현대시들을 담고 있다. 그때 그때 세상에 내놓지 못한 시를 시간이 오래 지난 음식을 먹는 느낌으로 모은 것이다.
김영일 시집 ‘들길로 돌아가신 어머니’에 수록된 첫 번째 시는 ‘보릿날 세운 들’이다. 1993년 6월의 작품이다.
‘아직 시퍼런 날 숨어 있는 들녘/해진 들녘에 짓이겨 다시 솟는 날 세워/열렬히 꽃피고 지는 땅심에/매운 눈물 한아름 안고/번득이는 물결처럼 세월 가른다/…’
시집의 제목으로 쓴 시 ‘들길로 가신 어머니’는 2003년 5월 6일에 쓴 작품이다.
‘5월6일 새벽 6시 30분/어머님이 돌아가셨단다/아니 그 이전에/돌아가셨을 거란다/믿기지 않는다/어머니 왜 이렇게 급히 가셨나요?/이 푸른 녹음 새소리 듣던 날인데/왜?/믿을 수 없어요/어머니/어떻게…/먼저 간 막내아들 한을 안고 한숨 쉬던/어머니/당신이 늙으신 줄 모르고/돌보지 않은 탓인가요?/마을 고샅길에서 자동차에 치여/고생하시다가/허리 다리 불편한 채로 회복되셨는데/이게 무슨 날벼락인가?/믿기지 않아요/만남이 즐거워/한잔 한잔 자시고/어디로/가시다가/영영 가시었나요?/어머니/당신의 마음을 누가 헤아리리오?/…’
ⓒ e-전라매일
● 김영일 회장이
꿈꾸는 세상은?

김영일 회장은 산, 들, 바다를 갖춘 고향 부안을 숨기고 산 적이 없다. 어질고 순박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현대시집과 한시집, 강은기 평전을 펴낸 시인이고 노동자다.
신석정 문학관 개관 준비작업을 한 초대 사무국장이었다.
내소사 탬플스테이 팀장을 맡기도 했다.
김영일 회장은 아름다운 고향 앞바다가 그릇된 개발 환상으로 폐허가 된 것을 가슴 아파한다. 모든 생명의 존귀성을 잊지 않은 사회에서 분단의 철망을 끊고 전쟁 없이 평화로운 남북 조선이 나남 없이 하나가 되어 사랑하고 나누기를 바란다. 그런 바람을 갖고 문화, 언론, 노동, 환경, 평화통일 등의 시민활동에 동행했다.
남북철도가 개통 되어 어서 빨리 자유롭게 대륙철도를 타고 유럽까지 여행할 수 있기를 고대하는 사람이다.
이순, 진갑을 지나 새로 청춘의 기상을 안고 최상승의 불법과 우주론, 반전·겸애·대동·평화 사상가인 묵자를 공부하고 있다. 우주의 한 점, ‘푸르고 창백한 한 점’ 지구 행성에서 덧없을 수 밖에 없는 한 생애 속에서 시와 붓의 여취를 놓지 않고 있다. 땀 흘려 일하는 모든 이들과 차별 없는 세상에서 벅찬 행복을 함께 누리기를 바란다.
박찬복 기자 / 입력 : 2019년 12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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