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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칼럼

추미애 김여정 누가 셀까

권력은 양보와 화합을
전제할 때 궁극적인
목표달성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강력은 센 것
같지만 부러지기
쉽다. 두 사람 다
유연성을 배우고
실천하라고 권고한다.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30일
ⓒ e-전라매일
요즘 남과 북에서 가장 화려하게 각광을 받고 있는 두 여성이 화제가 되고 있다. 꼭 집어서 말 안 해도 누구나 짐작하겠지만 남쪽에서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고 북쪽에서는 김여정 부부장이다.
어느 계급이 더 높은 직책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들 두 사람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추미애는 국회의원을 다섯 번 역임하고 집권여당의 대표까지 지낸 중진 정치인이며 판사를 지낸 경력을 살려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후 검찰을 압박하는 온갖 언설로 언론의 집중보도 대상이다. 그가 장관직을 맡은 후 검찰총장 윤석열은 유규무언(有口無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처음에는 조국사건과 관련하여 막말을 퍼붓더니 요새는 한명숙과 검언유착이 새로운 주제로 떠올랐다. 조국사건은 이미 정경심도 풀려나 불구속으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니 그 결과가 나와야 말 풀이를 할 테지만 한명숙 사건은 2년의 실형까지 마친 사람을 재심으로 끌고 갈 요량으로 새삼스럽게 거론되는 듯싶다.
검언유착은 채널A기자와 한모 검사장이 유착관계를 형성하였다는 얘기다. 한검사장은 검찰총장 윤석열의 직계로 알려져 있어 추미애의 눈 밖에 났다. 그의 휴대폰은 검찰 감찰부에서 압수했으며 강도 높은 감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추미애는 윤석열을 향하여 “내 지시에 따랐으면 될 것을 꼬이게 만들었다”는 등 취임 초기에 했던 “내 명령을 거역했다”는 투의 막말이 다시 재연되었다. 일반 국민들은 검찰총장이 전국의 검찰을 대표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그 위에 법무부장관이 군림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동안 관심을 가질 일이 별로 없었다. 언젠가 천정배가 법무부장관일 때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여 검찰사상 최초라는 화제가 뜬 일이 있었지만 추미애처럼 사사건건 들쑤신 일은 처음 보는 일이다. 제도적으로 검찰에 대한 인사권과 지휘권을 장관이 가지고 있으니까 서로 협조해가면서 원만하게 일을 처리한다면 누구도 간여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지만 구체적인 사건 하나하나를 모두 장관의 뜻대로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검찰의 독자성이 훼손될 것이며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북쪽의 김여정은 어떠한가. 김여정이 김정은의 누이동생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제는 최고 권력자의 여동생을 뛰어 넘어 후계자로 지목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소위 백두혈통을 자랑하는 북한 특유의 김일성일가의 가족관계는 어느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다. 눈에 벗어나기만 하면 어디서 닥칠지 모를 검은 손에 채여가 쥐도 새도 모르게 흔적이 없어지는 묘한 세상이 그들의 나라다. 김정일의 이복 김평일은 평생 외국에서 떠돌다가 지금은 북한에 호출을 받고 귀국해 있지만 항상 감시의 눈초리를 벗어날 수는 없다. 김정일의 누이동생 김경희는 장성택의 고사포 사형집행 후 일체의 행동거조를 보이지 않는다. 오직 김여정만이 오빠인 김정은의 수족 노릇을 하며 꽃다발도 받아주고 재떨이 심부름도 하더니 이제는 부부장으로 승진하면서 딴 사람으로 변신했다. 그들이 말하는 ‘최고존엄’의 허락 없이는 하지 못할 막말을 구사하는 것으로 봐서 제2인자로 등극할 채비를 갖췄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아직 30대 후반인 김정은이 물러날 기미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지나치게 비만한 그의 건강이 심각할 수 있다는 예측은 가능하다.
이번에 김여정의 독한 한 마디에 폭파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보면서 문재인정권이 남북교류와 화해의 상징으로 내놨던 건물이 폭삭 주저앉는 꼴이 심상하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180억을 들여 지었다고 알려졌는데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이다. 자기네가 출자한 건물이라면 그다지 잔혹한 방법으로 폭파 쇼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김여정의 입을 빌리면 금강산 호텔과 개성공업단지도 확 쓸어버릴 수 있다. 특히 금강산 등 남한자산에 대해서 김정은이 “보기 싫다”고 언급한 일이 있어 북미회담의 재개나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진전이 이뤄지기 전에는 언제라도 폭파의 위협은 잔존한다고 봐야 한다.
남북, 북미관계의 핵심은 ‘북핵’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핵 보유국’임을 헌법에 명시하여 요지부동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유엔경제 제재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김여정의 몽니로 위험단계로 치솟는다. 상투적인 공산주의자의 벼랑 끝 전략에 끌려들면 낭패다. 남북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을 손에 쥔 추미애와 김여정을 단순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권력은 양보와 화합을 전제할 때 궁극적인 목표달성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강력은 센 것 같지만 부러지기 쉽다. 두 사람 다 유연성을 배우고 실천하라고 권고한다.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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